[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8일 미국채 금리 속락으로 강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금리가 오르내림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도 오락가락하는 중이다.
최근 금리가 연중 고점을 찍기도 한 가운데 적극적인 방향을 잡기 쉽지 않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유가가 큰폭 하락해 주목을 끌었다. 일단 중국의 경기 둔화라는 수요요인에 주목하면서 유가가 80불을 향해 다가갔다.
■ 유가 급락으로 금리도 속락
미국채 금리는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전날 급등분을 상당부분 되돌렸다. 중국발 경기둔화 가능성으로 유가가 6% 가까이 급락하면서 금리도 하락 압력을 받았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8.19bp 속락한 3.2654%, 국채30년물 금리는 8.98bp 떨어진 3.4122%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6.99bp 하락한 3.4392%, 국채5년물은 9.69bp 하락한 3.3601%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금리 하락과 정보기술주 반등 속에 큰폭으로 뛰었다. 지수가 2.1% 이하로 동반 상승, 한달 만에 최대 오름폭을 기록했다. 유가가 6% 가까이 떨어지면서 물가압력에 대한 우려를 덜어주자 주가는 힘을 받았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35.98포인트(1.40%) 오른 31,581.28, S&P500은 71.68포인트(1.83%) 상승한 3,979.87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246.99포인트(2.14%) 뛴 11,791.90을 나타냈다. 나스닥은 8거래일 만에 오른 것이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10개가 강해졌다. 유틸리티주가 3.1%, 재량소비재주는 3.1%, 소재주는 2.7% 각각 올랐다. 에너지주만 1.2%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아마존이 2.7%, 알파벳은 2.5%, 애플은 1% 각각 상승했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14 시리즈 등 신제품을 공개했다. 테슬라도 3.4% 높아졌다.
금리와 유가가 동시에 하락하자 달러가격도 하락 압력을 받았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51% 낮아진 109.66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1% 높아진 1.0004달러, 파운드/달러는 0.06% 오른 1.152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74% 상승한 143.86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1% 하락한 6.9628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39%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인덱스 하락 와중에 엔화가 달러보다 더 약해진 것도 특징이었다.
■ 연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간 WTI...80불대 초반에서의 움직임 주목
국제유가는 중국 무역지표 부진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으로 지난 1월 이후의 최저치로 급락했다.
달러화 기준 중국의 지난달 수출이 전년 대비 7.1% 증가하는 데 그친 영향이다. 이는 예상치 13% 증가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였다. 지난 8월 수입도 전년 대비 0.3% 늘어 시장 전망치(1.1%)를 밑돌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4.94달러(5.69%) 하락한 배럴당 81.9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4.83달러(5.20%) 내린 배럴당 88.00달러에 거래됐다.
WTI가 80불대 초반으로 내려가면서 과연 80달러를 하향돌파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유가는 최근 80불대에 진입한 뒤 추가 하락에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재차 반등한 바 있다.
국제유가는 3월 초순과 6월 초순 120불선까지 넘어서는 모습을 보인 뒤 되돌림된 바 있다.
올해들어 유가는 1월 초순에 70불대에 머물다가 1월 11일(81.22불)부터 80불을 넘어선 뒤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현재 국제유가를 둘러싸고 상하방 요인이 모두 존재한다. 우선 유가는 지난 6월 고점에서 상당폭 내려왔다. 6월 이후 글로벌 수요 둔화 가능성, 투자자금 유출 등이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즉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수요둔화, 이란 핵협상 진전, G7의 러시아산 석유가격 상한제 도입 추진 등이 하락요인이다.
반면 OPEC+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 감산, 낮은 석유재고 등은 유가 하락을 제어하는 요인이다. 특히 최근엔 러시아의 유럽에 대한 가스 통제가 큰 관심사다.
미국이 단기간에 천연가스 수출을 추가 확대하기 쉽지 않은 가운데 난방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까지도 천연가스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원유에 대한 대체수요 확대로 국제유가가 재차 반등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일단 유가가 중국을 필두로 한 수요 둔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하락한 만큼 80불 근처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 연준 부의장 긴축 관련 고민 드러내...'물가억제 최선' 다하되 '너무 멀리갈 위험'도 감안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물가 억제 필요성과 함께 과잉긴축 위험성도 경고했다.
브레이너드는 7일 뉴욕에서 행한 은행 콘퍼런스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필요한 일을 하겠지만, 동시에 너무 멀리 갈 위험도 있다"면서 "긴축 사이클의 어느 시점에 위험은 양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이너드는 다만 저소득층 미국 국민들에게 가장 심각한 타격을 미치고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라도 긴축 기조를 당분간은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레이너드는 "현재까지 연준은 이전 금리인상 주기 당시 고점까지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인상했다. 다만 기준금리는 추가적으로 상향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긴축 지속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과잉긴축 위험성을 경고한 점이 주목을 받으며 주가 상승 등에 힘을 보탰다.
투자자들은 다시금 향후 연준이 과잉 긴축을 자제하면서 물가를 낮추려는 신호를 보낸 것 아닌가 하고 주목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수치는 최근 고점을 찍었다는 신호를 보여주고는 있지만 전년 동월 대비한 수치는 여전히 40년 이상 기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공급망 혼란, 기록적인 재정 및 통화 부양책,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고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
브레이너드는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일련의 공급망 쇼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가계와 기업들이 인플레이션 수치가 장기간 2% 이상을 웃돌 것이라고 믿기 시작하는 상황을 방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경제 주체들이 장기간 인플레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면, 인플레를 목표치 수준까지 낮추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동시에 필요 이상의 과잉긴축도 경계하면서 미국 경기 둔화에 따라 연준은 더욱 주의깊게 경제지표들을 살펴보겠다는 뜻도 전했다.
브레이너드는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믿음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통화정책은 당분간은 제한적인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 상황이 매우 불확실하다. 연준은 경제지표에 따라서 통화정책 경로를 맞춰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연준의 월스트리트 출입기자는 "연준이 이달 또 한 차례의 75bp 인상 경로에 있는 것 같다"는 소문을 퍼트리기도 했다.
■ 눈을 떼기 어려운 환율 흐름
최근 금리시장은 오버슈팅 되돌림 후 추가 강세를 노렸으나 환율 급등세, 각국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 등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환율 움직임은 계속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일단 간밤 달러/원 1개월물 스왑포인트가 -0.80원인 점을 감안하면 NDF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384.20원)보다 9.75원 하락한 상태다.
글로벌 달러 약세 무드, NDF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이날은 환율이 하락으로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최근 흐름이 과도한 측면도 있었다.
전날 한은은 '최근 원화 약세 속도가 펀더멘털에 비해 빠르다'는 경고 메시지를 낼 정도였다.
전날 달러/원은 12.5원 급등한 1,384.2원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엔 1,388원대까지 상승한 뒤 막판 달러 매물 출회로 상승폭을 축소했다.
달러 독주의 시대에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실개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내부 문제도 원화 약세에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다. 8월 무역수지의 사상 최대 적자 등이 작용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움직임은 과도했기 때문에 향후 원화 약세의 속도조절 여부 등도 봐야 한다.
■ 추석 연휴 앞두고...
미국채 금리가 8월 ISM 서비스업 지표의 호조에 따라 큰 폭으로 뛴 다음날 유가가 급락해 다시 속락한 상태다.
국내시장은 전날 장중 금리 상승폭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리는 최근 6월의 고점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다가 이틀간 큰폭 되돌림을 시현한 뒤 재차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선물 매매가 계속해서 변동성을 선사하고 있다.
이제 추석연휴가 코앞에 있다.
최근 투자자들은 캐리를 거론하다가도 ECB 이벤트 등 연휴 기간 중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면서 부담을 노출하기도 했다. ECB 통화정책회의와 연준의 9월 FOMC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금리의 상, 하방 모두 변동성 공간이 열려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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